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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술 놀이

컬러테라피 미술놀이

by 미크아 2025. 7. 14.

아이의 색 선택에 담긴 마음 읽기

“오늘은 왜 노란색으로만 칠했을까?”

“어제는 분홍색을 좋아하더니, 오늘은 자꾸 검정색을 찾네?”

아이와 미술놀이를 하다 보면,

우리는 가끔 아이의 색 선택에 궁금증을 품게 돼요.

말로는 “아무 뜻 없어요”라고 할 수도 있지만,

그림 속 색깔은 아이의 마음을 조용히 들려주는 또 하나의 목소리일 수 있어요.

요즘 심리 미술과 정서 지원 활동에서 주목받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‘컬러테라피(Color Therapy)’예요.

색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조절하며, 자기 안의 마음을 알아가는 작업이지요.

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컬러테라피 기반의 미술놀이를 소개할게요.

부모님이 곁에서 따뜻하게 지켜봐 주신다면,

색을 고르는 그 순간순간이 아이의 감정을 읽고 소통하는 귀한 시간이 될 거예요.

 

 

색은 감정의 언어예요

 

색은 감정의 언어예요

아이들은 감정을 완벽하게 말로 표현하지 못해요.

기분이 좋을 때도, 슬플 때도, 마음이 복잡할 때도

그 감정들이 표현되는 방식은 말보다 행동, 그리고 그림이에요.

그림 속 ‘색’은 특히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

자신도 모르게 담아내는 가장 자연스러운 매개체 중 하나예요.

  • 밝은 노란색을 자주 고른다면?
  • → 주목받고 싶거나, 기분이 들떠 있을 수도 있어요.
  • 푸른 계열이 많다면?
  • → 차분하거나, 약간은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어요.
  • 검정이나 회색을 반복한다면?
  • → 무언가 불안하거나,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운 상태일 수도 있어요.

이건 절대적인 해석이 아니에요.

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색 선택에 조심스럽게 귀 기울이는 태도

아이에게 “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어요”라는 깊은 안정감을 줘요.

컬러테라피 미술놀이란?

컬러테라피 미술놀이는 아이가 선택한 색을 통해

지금의 감정 상태를 살펴보고,

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미술 활동이에요.

이 미술놀이는

✔ 분석하거나 고치려는 목적이 아니라

✔ “지금 이 마음이 어떤 색으로 느껴지니?” 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를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요.

놀이처럼 가볍게 시작해도,

그림 안에서는 아이의 속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흘러나오기도 해요.

부모는 그 과정 속에서 ‘조용한 관찰자’가 되어

아이의 감정을 함께 바라봐주는 역할을 하면 돼요.

아이와 함께 해보는 컬러테라피 미술놀이

🎨 1. 오늘 기분 색으로 칠하기

준비물: 흰 종이, 색연필 또는 크레파스, 질문 한 마디

  • “오늘 마음을 하나의 색으로 나타낸다면 무슨 색일까?”
  • 그 색으로 종이를 마음껏 채워보게 해요.
  • 색이 바뀌어도 괜찮아요. 기분은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니까요.

👉 활동 뒤에는 “왜 이 색을 골랐어?”라고 묻기보다

“이 색을 보니까 어떤 느낌이 들어?”라고 물어보는 게 더 좋아요.

🎨 2. 감정별 색깔 지도 만들기

준비물: 둥근 원 도안, 다양한 색 도구

  • 원을 몇 등분으로 나누고, 각각의 조각마다
  • ‘기쁠 때, 화날 때, 불안할 때, 신날 때’ 등 감정을 적어요.
  • 아이가 그 감정에 어울리는 색을 직접 채워보게 해요.

이 활동은 아이가 자기 감정을 색으로 인식하고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줘요.

“나 화났을 때는 빨강을 자주 쓰는 것 같아.”

이런 식으로 자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색을 연결하는 과정은 자기 이해와 감정 조절의 첫걸음이 돼요.

🎨 3. 색깔 몬스터 만들기

활동 목적: 감정을 생명 있는 존재로 그려보기

  • 감정(예: 걱정, 설렘, 부끄러움 등)을 주제로 몬스터나 동물을 그려보게 해요.
  • 색, 표정, 몸짓 등을 아이가 마음대로 정하게 해요.
  • 완성된 후엔 부모도 자신만의 몬스터를 그려보면 좋아요.

이 활동은 감정을 외부화시켜 보는 작업이에요.

감정을 ‘나쁜 것’으로 보지 않고,

함께 관찰하고 이해하는 친구처럼 다가가는 데 도움이 돼요.

활동할 때, 부모님이 기억해주면 좋은 말

  • “이 색을 고른 이유가 있니?” → ❌
  • “이 색은 어떤 기분일까?” → ✅
  • “이런 색이 나올 줄 몰랐는데 참 멋지다.”
  • “이 그림엔 네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.”

아이의 선택에 평가를 하지 않고,

그저 마음이 표현되는 순간을 인정하고 공감해주는 태도가 가장 중요해요.

그림은 말보다 정직할 수 있어요.

아이 마음 깊은 곳의 감정들이,

색이라는 언어를 타고 천천히 흘러나올 때

부모는 그 마음을 눈으로, 온기로 만나줄 수 있어요.

색을 읽는다고 해서 심리진단은 아니에요

컬러테라피는 아이의 심리를 ‘진단’하는 도구가 아니에요.

정확한 분석을 바라는 순간,

아이의 표현은 점점 닫히게 돼요.

중요한 건,

“이 색을 왜 썼지?”가 아니라

“이 색을 쓰게 된 너의 마음을 내가 함께 느껴볼게.”

하는 태도예요.

색은 정답이 없고,

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는 우리 마음처럼

늘 유동적이고 살아 있어요.

 

마무리하며

아이의 색은

예쁘거나 밝은 색일 필요가 없어요.

가끔은 어두운 색, 선명하지 않은 색, 겹쳐진 색이 나올 수도 있어요.

그 색이 말하고 싶은 게 분명히 있어요.

우리의 역할은 그저

“그 색을 선택해줘서 고마워.”

“그 색에 담긴 마음, 내가 함께 들어볼게.”

하고 말해주는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이 아닐까요?

오늘 아이가 고른 색 한 자락에

그 아이의 마음이 가만히 머물고 있을지도 몰라요.

그 색을 함께 바라봐주세요.

그리고, 말을 걸어주세요.

“너의 마음, 참 예쁘구나.” 하고요.